15년 전의 추억, 제3의눈

By | 20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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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동생한테 카톡이 왔다.
"나 지존됐음"

갑자기 지존이라니? 15년 전 즐기던 머드게임 '제3의 눈' 서버가 누군가에 의해 다시 살아났었단다. 거기서 지존 레벨까지 오르도록 나한테 말도 안하고 있었다니! 당장에 '새롬데이터맨'을 다운받고 동생이 가르쳐준 주소로 접속했더니 추억의 제3의 눈 첫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제3의 눈은 바람의 나라, 리니지 같은 '머그게임' 이 전에 존재했던 텍스트 기반의 '머드게임'이다. 인터넷만 접속할 수 있다면 무료로 즐길 수 있었기에, 중학생 때 이 게임에 미쳐 밤새도록 즐기다가 새벽3~4시가 넘어서야 잠들곤 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화려한 3D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다 하더라도 나한테 있어서는 제3의눈이 최고의 온라인 게임이다. 당시 서버 운영비 등의 문제로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중단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참 공들여 키운 아이디가 서비스 중단과 동시에 날아가 버렸을 때의 허무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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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제3의 눈은 사용자 데이터들은 모두 초기화되어서 아이디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 아이디를 만들고 로그인해보니 약 10명 정도가 접속해있다. 예전에는 저녁 시간이면 동시접속자 수가 200명도 넘었었는데, 당시 이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일단 초보훈련소로 가서 열심히 렙업 노가다를 하고 있으니, 내 동생이 날 찾아와서 각종 장비와 무기, 돈을 줬다. 풀템으로 무장하고 나니 금방 레벨이 오른다. 역시 게임은 아이템빨!

한참을 게임에 열중하다 보니 15년 전 그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하루하루를 즐기고 노느라 정신이 없던 시절이다. 막연히 30살 즈음의 나는 결혼해서 아들딸 잘 낳아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직장인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은 커녕... 그 때의 나에서 그냥 몸만 자라버린 건 아닐까.

  • Donghee Hong

    마지막 문단 격하게 공감!!!ㅋㅋㅋㅋ